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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생태계에서 나무와 꽃이 들려주는 삶의 지혜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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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생태계에서 나무와 꽃이 들려주는 삶의 지혜는 무엇일까.
  • 교육3.0뉴스
  • 승인 2021.03.14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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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림과학원, 일제 강점기 송진 채집 피해 연구 국제 저널(Sustainability) 게재

남에게 주기도 하고 남의 도움을 받기도 하는 생태계의 순환, 그리고 조화와 나눔의 지혜를 배운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애국가 제2절에서도 소나무가 등장하듯 거센 외세의 풍파에도 견딘 견인불발(堅忍不拔)의 정신이 바로 우리 민족혼의 밑바닥에 흐르고 있는 소나무 같은 기개(氣槪)라 할 수 있다.
홍순철 「서울 중랑 교육발전협의회장, 학교법인 송곡학원 이사장, 사단법인 좋은 교육협의회 이사 겸 회장, 세종로 국정 포럼 서울 중랑 교육발전위원장, 칼럼니스트, 대한교육신문 논설주간, 전(前) 신현고등학교 교장」
홍순철 「서울 중랑 교육발전협의회장, 학교법인 송곡학원 이사장, 사단법인 좋은 교육협의회 이사 겸 회장, 세종로 국정 포럼 서울 중랑 교육발전위원장, 칼럼니스트, 대한교육신문 논설주간, 전(前) 신현고등학교 교장」

 코로나 19 일상에서도 마음만이라도 봄을 맞아 봄바람, 봄비, 봄꽃, 한결 가벼워진 옷차림 등 봄을 느낄 수 있다. 봄이 오면 장미, 매화, 개나리, 산수유, 진달래, 철쭉, 벚꽃 등 봄소식을 전하는 꽃들이 많지만, 그중 서울 중랑구의 으뜸은 장미와 배꽃이다. 이는 중랑구가 봉화산과 청남 공원, 용마 배꽃마을의 배꽃에 이어 중랑천 변의 장미를 소재로 한 장미축제로 봄을 맞이하고 있는데 올해는 한 달 동안 마을 축제 가운데 만개한 꽃으로 이끈다. 활짝 핀 배꽃과 장미꽃을 보고 있으면 흐드러지게 핀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데,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날이면 꽃비를 맞는 행운을 얻을 수도 있다. 

 중국 당(唐)나라 중기 최고의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춘풍(春風, 봄바람)이라는 시가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다. 봄바람에 정원 안의 매화꽃이 가장 먼저 피어나고「춘풍선발원중매(春風先發苑中梅)」, 앵두꽃(앵은 앵두나무나 벚나무를 의미하기도 함), 살구꽃, 복숭아꽃, 배꽃이 차례로 필 테지「앵행도리차제개(櫻杏桃梨次第開)」……. 라며 봄을 노래했다. 또한 말하리라, 봄바람이 나를 위해 여기 왔다라고 말 하네「역도춘풍위아래(亦道春風為我來)」. 요즘 지구가 몸살을 자주 하여 봄꽃들이 순서가 엉킬 때도 있지만 어쨌든 봄날 하루 햇볕에 꽃소식이 나날이 변화무쌍한 계절이 왔다. 

 지난 세월을 반추(反芻)하며 다시 꿈을 꾸자. 온갖 꽃들이 피는 것을 보며 봄바람이 자신에게도 불어와 자신의 삶을 꽃피워달라는 마음을 실었다「한국 시조의 계절 이미지 교육 연구 당시 唐詩 와의 비교를 중심으로, 왕경기 교육학 석사 학위논문,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교육과 한국어 교육 전공, 2018년 8월, 전당시(全唐詩) 서울역사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지원서비스 국가전거」. 

「행복한 미래 새로운 중랑」을 꿈꾸는 서울 중랑구(구청장 류경기)에도 꽃 맞이하기에 바쁘다. 구(區) 꽃은 배꽃이다. 배꽃은 봉화산 주변에서 집단으로 재배되는 늦은 봄의 하얀 꽃으로 중랑구민의 곧은 기개와 선비정신을 나타낸다. 구 나무는 느티나무이다. 장수목(長樹木)으로 어릴 때 성장이 빠르고 왕성한 지름 성장을 보인다. 수관폭「樹冠幅, 수관(나무의 가지와 잎이 달린 부분으로 원 몸통에서 나온 줄기의 좌우 길이)」이 넓어 예로부터 느티나무 별명이 정자나무로 될 만큼 정자나무로서의 품격을 갖추고 있으며 억센 줄기는 강인한 의지를, 고루 퍼진 가지는 조화된 질서를, 단정한 잎들은 예의를 상징한다. 이렇듯 느티나무는 보편적으로 동서남북 사방으로 가지가 고루 뻗고 가지에는 굵고 가는 순서가 조화와 질서를 이룬다. 그리고 잎이 먼지를 타지 않아서 항상 깨끗하고 벌레가 적어서 귀인을 연상 시키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느티나무 꽃말은 운명이라 한다. 꽃말은 국가나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다르나 꽃의 특징에 따라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마을 어귀 당산나무로서 마을을 지켜주고, 정화수를 떠 놓고 가족의 안녕과 성공을 비는 나무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했었나 보다. 느티나무는 마치 마을주민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월의 흐름 따라 동고동락하는 존재인 것 같다. 마을공동체가 느티나무고, 느티나무가 곧 마을공동체인 것 같다.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운명처럼 마을공동체와 함께 살아가는 싱그러운 느티나무처럼 지역공동체가 구성원 간 의무와 책임감, 정서적 유대와 포용을 바탕으로 서로 보듬고 함께 나아가는 따뜻한 운명공동체로 발전해 가길 기대해 본다. 그래서 품격을 지닌 느티나무는 많은 지역, 학교와 관공서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원수 등으로 사람들과 친했으며 성장이 빨라 구민의 발전적인 기상을 뜻한다. 느티나무의 시원한 그늘, 좋은 목재, 아름다운 단풍 느티나무는 오래 살고 줄기가 곧게 자라면서 가지가 사방으로 시원하게 뻗어 마을 쉼터가 되어 아름답기까지 하다. 

 목재로서 느티나무는 우리나라의 목조 건축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드는 데 쓰여 왔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전국 114개소의 목재 문화재 기둥 1,009점을 조사한 결과, 시대별로 고려 시대 55%, 조선 시대 21%가 느티나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사찰, 향교, 사당 등의 전통건축물은 점점 노화되고 있음으로 이들의 복원과 보수를 위해서는 느티나무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럴 때 목조건축물에 관한 ICOMOS(국제기념물 및 사적위원회)의 역사적 목조건축물의 보존을 위한 원칙에서는 새 구성 재는 동일한 수종의 목재, 기존 구성 재와 같은 품질을 가진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목조문화재의 원형 보존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느티나무 기둥을 많이 이용한 목조문화재는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국보 제18호), 예산 수덕사 대웅전(국보 제49호),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국보 52호), 해남 미황사 대웅전(보물 제947호), 진주향교(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50호) 등이 있다. 가옥 등에는 느티나무 기둥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느티나무를 신성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느티나무는 나무 불상, 양반가의 보석함, 장롱, 사방탁자 등 고급 용도로 많이 이용되어 우리나라 고급 목재 문화를 대표하는 수종이라 할 수 있다. 소나무 기둥 재는 소박하고 아담한 분위기를 주고 느티나무는 웅장하고 중후한 느낌을 준다. 전통건축물의 주요 목재인 소나무는 ‘문화재보수용재림’을 따로 지정하여 정부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중랑구 면목 본동 양지마을마당에는 중랑구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갖고 있어 구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지난 1981년 서울시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190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서울시설공단 어린이대공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초림초등학교,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입업 용어사전,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2호 화양동느티나무 (華陽洞느티나무) | 국가문화유산포탈 | 문화재 검색 1973. 1. 26. 지정,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나무 의사 우종영이 나무에게서 배운 인생의 소금 같은 지혜들, 우종영 지음, 걷는나무 발행, 2009. 7. 23., 국립산림과학원 보도자료 첨부파일 목조문화재용 느티나무 육성 시급 2010. 4. 13., 충청일보 2020. 3. 2.」. 

 중랑구 봉화산(烽火山)에도 어김없이 봄이 왔다. 봉화산은 정상까지 높이가 160.1m로 고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조선 시대 봉수대로 사용했을 만큼 전망이 좋아 남녀노소 누구나 오르기 좋은 평지에 돌출된 독립 구릉이다. 현재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15호 아차산 봉수대 터와 제34호 봉화산 도당굿 터가 남아있는 중요한 역사 유적지이기도 하다

 참나무와 소나무 숲 등 자연경관을 그대로 살린 4.2km에 이르는 ‘봉화산 둘레길’은 시골길처럼 투박하지만,  안전한 산책로 조성은 물론 무분별하게 발생한 샛길도 폐쇄하여 산림 생태계 복원을 꾀했고 경사지 구간에 데크 계단 및 데크 로드와 야자 매트를 설치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오르기 좋아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의 몸과 마음은 물론 생각까지 쉬게 하는 걷기 편한 멋진 숲이다. 박새, 직박구리, 어치 등의 텃새 등 야생 동식물이 편안하게 서식하는 등 보전 가치가 매우 높고 자연경관 또한 매우 수려한 도심 안의 산책 공원인 봉화산은 주민들에게 자연보호 및 생태관찰 등을 위한 자연보호 교육장으로 더 활용될 것이다. 

 중랑구의 봉화산 숲길 여행 / 자연생태체험 교실 탐방 코스는 봉수대공원→참나무 숲→진달래와 함께→ 생강·벚나무의 꿈→기후변화 이야기→먹골배→봉수대→봉화산 생태 보전구역→성덕사 위 너럭바위 순으로 되어 있다(서울 중랑구 홈페이지).

 생명체 중에서도 식물은 순환적인 삶의 원천이자 생태계의 기반이다. 식물은 바람, 새, 곤충 등의 도움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그 대가로 잎과 꿀, 그리고 열매를 아낌없이 내줌으로써 주변 생물들과 유기적인 관계망을 형성하고 공생한다. 요즘 세계 환경 문제인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는 우리나라에서도 심각한 문제이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우균 고려대 환경생태공학과 교수팀은 기후 변화에 따른 다양한 식물 종의 생장 반응을 분석하였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미래 기후 자료와 제5차 국가산림자원조사의 측정 자료를 활용해 2050년까지 주요 나무종의 생장 반응과 분포 가능성 등을 예측하여 생장 반응을 분석하였는데, 지구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한반도의 숲에서 소나무가 줄고 참나무가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즉 기후변화에 따른 국내 주요 나무종의 생장 속도를 측정한 결과, 소나무와 밤나무 등의 생장은 저조하지만, 신갈나무를 포함한 참나무류의 생장은 증가하였다. 

 또한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국가 장기생태연구 결과’에 따르면 육상 생태계의 장기 모니터링 결과, 온실가스(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키는 데 참나무 숲이 소나무 숲보다 효과적임을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참나무 숲’을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 생태계 관리 방안을 모색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나무가 이산화탄소를 줄여 지구 온난화에도 도움이 되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며, 중요한 자원 식물인 참나무에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대한민국 대표 기상과 기후변화 연구기관 국립기상과학원).

  나무와 꽃이 들려주는  '자연생태계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는 무엇일까.

 번영이라는 꽃말을 지닌 참나무는 어느 한 종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 분류 체계 중 참나뭇과(Fagaceae) 참나무 속(Quercus)에 속하는 여러 나무를 가리키는 명칭이다. 굴참나무에서 코르크를 채취하기도 하고, 열매인 도토리로 도토리묵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참나뭇과 낙엽활엽수로 ‘참나무 6형제’로 불리는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등을 통틀어 이르는 것이다. 

 참나무 잎은 단풍나무나 은행나무처럼 예쁘지 않아서 인기는 없지만, 겨울에도 떨어지지 않고 계속 나무에 남아 영양소를 만든다. 겉으로 예쁜 것도 좋지만, 최선을 다해 자기 일을 잘 해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참나무에서 배운다.

 참나무가 작은 나무에서 큰 키로 자랄 수 있는 건 바로 잎이 넓기 때문이다. 숲속에 파묻혀 다른 큰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적은 양의 햇빛으로도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비결이다.

 도토리를 넉넉하게 만들어 다른 동물과 나누며 서로 돕고, 적은 햇빛으로도 양분을 만들 수 있는 넓은 잎을 가졌으며, 큰 키로 자라 널리 번식할 수 있을 때까지 열매를 맺지 않고 기다리는 등 흔하디흔한 나무가 가진 지혜가 놀랍기만 하다「교육부 공식 블로그 – 티스토리, 2014. 2. 20., 국립과천과학관」.

 손기정 월계관 기념수(孫基禎 月桂冠 紀念樹)는 일제강점기인 1936. 8. 9. 제11회 베를린올림픽 대회의 마라톤 우승자인 손기정 선수가 당시 독일의 총통이었던 아돌프 히틀러로부터 받아온 것을 심은 것이다. 원래 그리스에서는 지중해 부근에서 자라는 월계수의 잎이 달린 가지로 월계관을 만들었으나, 독일의 베를린 올림픽에서는 미국 참나무「(대왕참나무, 영어 이름은 핀 오크(pin oak)」의 잎이 달린 가지를 대신 사용하였다. 그의 모교인 옛 양정 중·고등학교(현재 서울 중구 손기정 체육공원) 내에 심어져 ‘월계관 나무’로 불리며 거목으로 자랐다(서울특별시 기념물 제5호 손기정 월계관 기념수, 국가문화유산포탈).

 참나무류 중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는 지역은 굴참나무 3곳 「천연기념물 제96호 울진 근남면 수산리 굴참나무 1962. 12. 07. 지정, 제271호 서울 관악구 신림동 굴참나무 1982. 11. 09., 제288호 안동 길안면 대곡리 굴참나무 1982. 11. 09.」, 갈참나무 1곳「제285호 영풍 병산리 갈참나무 1982. 11. 09.」 그리고 굴참나무군락 1곳「제461호 강릉 옥계면 산계리 굴참나무 군 2005. 07.1 9.」등 모두 5곳이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탈,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 다양성, 환경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림과학속보 17-17  2017년 10월 발행, 산림과학지식서비스 – 국립산림과학원, LG사이언스랜드 2014. 09. 30., 한국교육신문  2018. 11. 01.」.

 4월의 봄, 중랑구 봉화산 근린공원 자연체험공원(배밭)에는 먹골배로 유명한 배나무 밭이 조성되어 있는데 그 하얀 청초함의 꽃, 배꽃이 활짝 피어난다. 배꽃이 가득한 풍경은 마치 함박눈이 내리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할 정도로 아름답다. 지난 2020년 10월 상표권 등록 허가를 받은 구의 특산품 먹골청실배의 시조목에서 태어난 열매와 배꽃을 형상화한 랑랑이라는 이름은 ‘중랑을 중랑답게 널리 알리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랑랑이 이모티콘은 ‘행복해랑’, ‘감사해랑’, ‘힘내랑’ 등 여러 가지 감정을 표현한 움직이는 캐릭터 16종으로 구성돼 남녀노소 누구나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서울Pn] 중랑의 상징 배꽃 요정 ‘랑랑이’ 탄생 (seoul.co.kr) 2020. 12. 17., 배꽃마을의 봄_중화망 (china.com) 2019. 4. 9.」.

 배는 과일 속의 응어리에 씨가 촘촘히 박힌 것으로 해석하여 일가친척의 단결을 뜻하기 때문에 단결, 다정의 뜻을 지니고 있다. 또한 배는 순수, 정의, 장수, 현명하고 지혜롭고 어질며 선한 정치를 의미한다. 청도 한 선비를 상징하기도 한다. 배꽃의 꽃말은 환상, 온화한 애정, 위로, 위안, 순수함과 순결함, 겸손함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꽃말이 참 좋다. 빨강과 분홍, 노랑 등 눈에 잘 띄는 화려한 꽃은 많지만 수수한 흰색의 배꽃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데는 그만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마 그 흰색 때문일까. 배나무는 위로 쭉 크게 하지 않고, 옆으로 퍼지게 기르는 듯하다. 과일 따는 작업 때문에 그런 듯하다. 덕분에 배나무가 넓게 퍼져서, 더욱 풍성하고 예쁘게 보인다. 코로나 19 일상인 요즘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배꽃이 다가와 살며시 위로를 전해 줘 이런 예쁜 꽃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화사해 지면 좋겠다. 위로받는 것이다. 이렇게 예쁜 배꽃이 중랑구의 구화(區花)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4월, 배밭의 농부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배나무는 스스로 수정을 못 한다고 한다. 배꽃은 벚꽃보다 한 템포 늦게 피지만 벌·나비가 날아다니며 활동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기여서 어쩔 수 없이 인력으로 일일이 인공수정(화접)을 해줘야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벌이나 나비가 꽃가루를 옮겨 수정하는 것보다 수확량이 많기 때문에 농민들은 낚싯대 등 긴 장대에 달린 부드러운 솜털로 꽃가루를 찍어 바르는 고된 작업을 감내한다. 그래서 지자체 공무원, 농협 등 유관기관들과 함께 이때를 놓치면 1년 농사를 망칠 수 있는 배나무 인공수분을 돕기 위해 대개 4월 17일 ∼19일경 농가 일손 돕기 노력 봉사에 나선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일손을 구하기 어려워 발을 동동 구를까 걱정이 앞섬은 나만의 생각일까「문화콘텐츠닷컴, 평택시농업기술센터, 홈 >생활원예 >오늘의 꽃 >오늘의 꽃 (nihhs.go.kr) 배나무」.

충절의 고장 중랑구의 묵동(墨洞, 먹골)은 그 땅이름처럼 ‘먹골배’와 관련된 단종의 유배 길을 인도한 왕방연의 눈물, 먹골배 이야기가 전해온다.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님 여의옵고 / 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않았으니 / 저 물도 내 안 같아야 울러 밤길 예놋다.” 이 노래의 배경은 일설에 의하면, 조선전기 수양대군에 의해 폐위 된 단종을 강원도 영월 청령포까지 호송 길에 목말라 하던 단종에게 물 한 그릇 바치지 못했던 것이 한으로 남은 조선 시대 문신 겸 시인으로, 세조 때 금부도사 왕방연이 쓴 「고운 님 여의옵고」라는 시조이다. 그가 관직을 그만두고 이곳 봉화산 아래 중랑천 가에 자리 잡고 초야에 묻혀서 키우기 시작한 것이 배나무라고 한다. 이후 배나무는 사방으로 번식되면서 1930년대에 봉화산 서쪽 기슭, 지금의 묵동에서 재배되기 시작하여 신내동, 남쪽으로는 중화동, 상봉동 일대가 배밭으로 이름나게 되었는데, 이중 먹골(묵동의 옛 이름)에서 재배된 ‘청실배’는 토심이 5∼10cm로 깊고 중랑천변으로 배수가 잘되는 사양토(沙壤土/砂壤土)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석세포(石細胞)가 작으면서 맛이 뛰어나 구한말까지 왕실에 진상되었다고 한다. 한입 베어 물면 입안가득 고이는 그 향과 시원함의 배 맛 또한 어찌 잊을 수가 있겠는가.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당시 봉화산을 끼고 묵동으로 가는 길은 배 밭이 계속 펼쳐진 사이로 길이 나 있었다. 이 시(詩)는 고려 충혜왕 때 충신 이조년이 소로(小路)를 따라 펼쳐진 배 꽃길을 거닐면서 야인(野人)으로 울적한 심정(心情)을 담아 읊은 시이다.”라는 이조년의 시비를 중랑구에서 만들어 비치해 두었다.

중랑구는 지금도 봉화산 주변 농장 27곳(33만 5,000㎡)에서 3만 3,400그루의 배나무를 재배한다고 한다. 또 지역 특산물인 먹골배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시민들에게 배나무를 분양해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누기도 한다「우리나라 배 재배역사는 농업기술길잡이 문서뷰어 | 농사로 (nongsaro.go.kr) 농촌진흥청 농업기술길잡이 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문화콘텐츠닷컴,〈홈 >생활원예 >오늘의 꽃 >오늘의 꽃 (nihhs.go.kr) 배나무〉,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ICHPEDIA : 무형문화유산 온라인 지식사전」.

 봉화산의 주요 수종은 소나무이다. 정상에서 보현정사 쪽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도열해 있다. 특히 봉화산 서남쪽 비탈은 대부분의 수종을 소나무가 차지해 자연발생적 소나무 숲을 이루고 있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라는 애국가 제2절에서도 소나무가 등장하듯 우리 민족의 상징은 거센 외세에도 견딘 견인불발(堅忍不拔)의 정신이 바로 우리 민족혼의 밑바닥에 흐르고 있는 초록의 잎과 붉은 줄기의 껍질을 입고 우람하게 하늘로 솟은 소나무 같은 강직한 민족의 기개(氣槪), 기상이라 할 수 있다. 

소나무는 지난 수천 년 동안 우리의 문학, 예술, 생활, 종교, 민속, 풍수 사상에 자리 잡고, 이 땅의 풍토와 절묘하게 결합하여 우리의 정신과 정서를 살찌우는 상징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조상들은 소나무를 매개체로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생명과 장생「장수(長壽)」, 절조와 기개「지조(志操)」, 성실, 순결, 인내, 당당함 및 겸손, 탈속과 풍류 등의 상징적 사상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했다. 제4차 산업 혁명 시대인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 의식 속에 살아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홈 >생활원예 >오늘의 꽃 >오늘의 꽃 (nihhs.go.kr) 소나무」. 

 소나무는 사철 푸른 잎을 간직하고 있어 생명력과 절개를 상징한다. 사시사철 푸른 잎을 간직한 모습이 장생의 덕목과 더불어 강한 생명력을 지닌 나무로 여겨져 길상(吉祥)과 벽사(辟邪)를 기원하는 주된 매개체로 등장하게 되었다. 홍만선의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 “집 주변에 송죽을 심으면 생기가 돌고 속기(俗氣)를 물리칠 수 있다.”라고 한 내용은 이러한 소나무의 상징성을 말해준다. 

 소나무는 수명이 긴 탓에 해, 산, 물, 돌, 구름, 불로초, 거북, 학, 사슴 등과 함께 십장생(十長生)의 하나로 장수「장생(長生)」을 상징하는 나무로 삼기도 했다. 송수천년(松樹千年, 천년을 사는 소나무)ㆍ송백불로(松柏不老, 늙지 않는 소나무와 잣나무)라는 의미로, 장수(長壽)하기를 기원할 때 즐겨 쓰는 표현이다. 조선 초기의 문신이자 서화가 강희안의 양화소록(養花小錄)에서 “천 년이 지난 소나무는 그 정기가 청우(靑牛)가 되고 복귀(伏龜)가 된다.”라고 하였듯이 수명이 오래된 소나무는 신령한 기운을 지녔다고 여겼다. 그가 특히 강조한 양생법(養生法)은 지각도 운동능력도 없는 풀 한 포기의 미물이라도 그 풀의 본성을 잘 살피고 그 방법대로 키운다면 자연스레 꽃이 피어난다는 의미이다. 꽃과 나무를 손수 키우며 그들의 본성을 살피고, 그 본성대로 키우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던 강희안의 마음은 바쁘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온다「양화소록(養花小錄)」 - 『진산세고(晉山世稿)』 속, 강희안의 꽃 기르는 마음을 담은 글 | 큐레이터 추천 소장품:국립중앙박물관, 문화콘텐츠닷컴, 산림경제 - 표제어 - 한국생업기술사전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한국자연환경보전협회」.

  소나무는 절개의 상징이다. 길상의 상징을 담고 있는 소나무는 대중적으로 널리 쓰인 그림의 소재이기도 했다.

「김정희 필 세한도 | 소장품 검색:국립중앙박물관 (museum.go.kr), 문화재청 통합검색 (cha.go.kr) 제공」세로 33.5cm, 전체가로 1469.6cm, 축 길이 33.6cm, 축 지름 2.0cm, 세로 23.9cm, 가로 70.4cm」가 있다.
「김정희 필 세한도 | 소장품 검색:국립중앙박물관 (museum.go.kr), 문화재청 통합검색 (cha.go.kr) 제공」세로 33.5cm, 전체가로 1469.6cm, 축 길이 33.6cm, 축 지름 2.0cm, 세로 23.9cm, 가로 70.4cm」가 있다.

김정희 필 세한도「金正喜 筆 歲寒圖, 국보 제180호(1974. 12. 31. 지정, 조선 헌종 10년(1844)」는 실학자, 예술가로 추사체를 만든 문인화(文人畵, 전문적인 직업 화가가 아닌 시인, 학자 등의 사대부 계층 사람들이 취미로 그린 그림)의 대가 추사 김정희가 1844년 제주도 모슬포에서 유배 생활을 하는 동안 사제 간의 의리를 잊지 않고 북경으로부터 귀한 책들을 구해다 준 제자 우선 이상적이 자신을 대하는 한결같은 마음을 소나무와 잣나무에 비유하며 답례로 그려 보낸 문인화의 대표작이다. 오른쪽 위에는 세한도라는 제목과 함께 ‘우선시상’, ‘완당’이라 적고 도장을 찍어 놓았다. 그림의 왼쪽 끝부분에는「세한도」를 그린 취지가 그 자신이 직접 쓴 발문(跋文)에 잘 나타나 있다……. 공자는「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 ‘추운 철이 된 뒤라야(=歲寒) 소나무와 잣나무가 푸르게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하였으니 잘 살 때나 궁할 때나 변함없는 그대의 정이야말로 바로 ‘세한송백’의 절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자신의 처절한 심정과 우선에 대한 고마움을 사시사철 잎이 지지 않고 변하지 않는 절개를 가진 소나무의 이미지를 투영한 대표적 그림이다.

 푸른 소나무를 의인화하여 소나무의 절개를 칭송한 조선 말기부터 일제강점기 여성 시인이자 육영사업가 최송설당이 지은 「송설당집」에 실려 있는 영물 가사(詠物, 새, 꽃, 달, 나무 따위를 제재로 하여 시를 짓는 일. 또는 그 시, 가사는 자연계 또는 현실 생활 속의 구체적인 사물을 가지고 이를 대상으로 삼아 집중적으로 묘사한 시가의 일종)인 창송(蒼松, 창숑)이 있다 「SNU Open Repository and Archive: 崔松雪堂의 詠物가사에 대한 고찰 , 관악 어문 연구, Vol. 37, 양 레이 레이 지음, 서울 대학교 국어 국문학과 발행, 2012., 문화 유산 채널 2011. 12. 8. 한국 민속신앙사전 – 한국 민속대백과사전」.

 소나무를 이용한 우리 조상 지혜의 하나로 실생활에 얽힌 민속으로는 한가위(추석날)에 송편을 빚을 때 솔잎과 함께 쌈아 내는 풍습을 들 수 있다. 이것은 송편을 쉬지 않게 하고(방부효과), 이 예지의 민속은 솔잎 속의 오존은 방부, 살균, 표백 등의 작용을 하고 있음을 현대 과학은 밝히고 있다. 은은한 솔향을 즐기며(방향 효과), 또한 송편끼리 서로 달라붙지 않게 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었다. 차로 만들어 마시기도 했고 노란 꽃가루는 다식을 만드는 데 썼다. 불쏘시개로 쓰이던 관솔이나 플래시 역할을 하던 관솔 횃불은 송명(松明)이라 했고, 솔뿌리를 태운 그을음은 먹을 만들었으며, 그중에서도 해주묵(海州墨)은 최상급 품이었다. ..... 잔솔 뿌리로는 솔을 묶어 베를 맬 때 풀 솔로도 사용하고.... 한증막에 솔잎을 깔고 한증했던 민간요법은 아직도 전승되고 있다(우리 소나무 우리 삶과 역사 속에 생생히 숨 쉬고 있는 소나무 이야기, 전영우 지음, 현암사 펴냄, 2020. 1. 1.).

 그런 소나무를 일본은 일제 강점기 말기(1941~1945)에 송탄유(松炭油)를 확보하기 위해, 톱날로 ‘V’자형 상처를 내는 방식으로 무분별하게 송진을 채집했으며, 가해 부분의 높이는 최대 1.2m에 달할 정도로 국내 소나무에 큰 상처를 남겼다. 송진(松津)은 소나무에서 분비되는 끈적한 액체로 예로부터 천연 접착제와 약재 등으로 사용하였으며, 한국전통 지식포탈에 총 376건의 과거 송진 활용기록이 있을 만큼 일상생활에서 널리 사랑받는 산림 전통자원이었다. 또한, 1830년 「농정회요」에서는 송진을 “저절로 흘러나오는 투명한 것을 채취해야 한다.”라고 기록할 정도로 소나무의 피해를 최소화하며 채취할 것을 권고하였고, 주민들은 끌 날로 송진을 필요한 만큼만 모아 사용하며 소나무를 아끼고 보호하였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3월 3일 일제 강점기 때 무분별한 송진 채집 피해를 본 소나무의 나이테를 분석한 결과, 톱날 채집은 소나무「노송(老松)」 줄기에 아물지 않는 상처를 남겨 지속가능한 방법이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러한 연구 결과를 국제 저널(Sustainability)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17년부터 문헌 조사, 시민 제보, 현장 조사 등을 통해 「전국 송진 채집 피해 소나무 분포 현황」을 작성하여 총 40개 지자체 46개소의 위치를 확인하였다. 이 중 전북 남원 왈 길마을, 경남 합천 해인사, 강원 평창 남산, 울산 석남사, 인천 강화 보문사 등 5곳에 일제 강점기 피해목이 생육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국립산림과학원 - 알림마당 >보도자료 >일제 강점기 노송(老松)의 상처, 전 세계에 알리다」.

 꽃이 피는 화사한 봄날에 그 매서운 코로나 19라도 푸르름의 계절은 이기거나 빼앗지 못할지니. 우리 함께 힘차게 힘차게 가슴으로 전해지는 따스한 마음을 서로 나누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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