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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안 되는 게 마음이라면, 독서로 내 마음을 다시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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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안 되는 게 마음이라면, 독서로 내 마음을 다시 찾아야.
  • 교육3.0뉴스
  • 승인 2020.10.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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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끌림’과 호감의 교육 가족
일과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힘은 진심이다.
신독과 삼고초려, 난득호도, 능굴능신, 교걸호협, 흘휴시복, 행불괴영, 당랑거철의 채움과 비움의 인간관계 교훈
교육 민관학 거버넌스로 출범한 서울 중랑교육발전협의회 16주년 축하 인사 쇄도(殺到) 새 교육 비전 실천
오는 11.3. 중랑구청, 중랑구 교육발전위원회 창립으로 혁신적 교육 발전 협력 공유·공감 기대
홍순철(서울 중랑교육발전협의회장, 학교법인 송곡 학원 이사장, 사단법인 좋은 교육협의회 이사 겸 회장, 세종로국정포럼 서울 중랑교육발전위원장, 칼럼니스트, 교육 언론인)
홍순철(서울 중랑교육발전협의회장, 학교법인 송곡 학원 이사장, 사단법인 좋은 교육협의회 이사 겸 회장, 세종로국정포럼 서울 중랑교육발전위원장, 칼럼니스트, 교육 언론인)

우리는 평범한 경험을 반복할 뿐인 일상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비범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필자는 코로나 19로 잠시 일상이 변한  어느 날 문득, 여러 생각에 잠긴 적이 있다. 사람들은 삶의 과정에서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때 진정한 우정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추운 겨울이 되어서야 잣나무와 소나무의 푸르름을 알 수 있다.”는‘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라는 공자의 논어 자한 편에 등장하는 한 구절이 떠오른다. 맹자는‘성실히 행하는 것(誠,성)’은 자신을 속이지 않는 진실한 마음을 가리키는 것이라며 모든 관계의 근원은 자기에게 있음을 강조하였다. 그는 공손추 상편 호연지기(浩然之氣) 장에서 사람의 마음에 차 있는 너르고 크고 올바른 기운(氣, 기)을 키우는 방법(陽氣, 양기)으로 스스로 반성함(自反, 자반), 의지를 굳게 가짐(持志, 지지), 기를 곧게 기름(直陽, 직양), 의를 축적함(集義, 집의) 등을 제시하였다.

필자에겐 고교 시절 충북 육상 대표 선수로서 함께 운동하며 지금까지 진정한 우정을 나누고 있는 절친이 있다. 인생살이에서도 세월의 조각들이 하나하나씩 흐른 뒤에야 비로소 우리의 현재 삶이 옳은 것인지 혹은 그른 것인지 알 수 있지만, 그 친구는 노모의 병환 소식을 듣고 요새 자주 일과 네 삶 사이의 균형을 잡고 살라는 위로의 말을 건넨다. 우정 어린 그 친구의 울림에 “노요지마력 일구견인심(路遙知馬力 日久見人心), 멀리 가봐야 말의 힘을 알고, 사람은 오랜 세월을 지내봐야 그 마음을 알게 된다.”는 명심보감 교우 편에 나오는 그 말이 되새겨진다. 

“일 좀 그만해, 주말도 휴식도 없이 일 중독 걸린 것 아냐, 남들처럼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건강이나 차리며 재미나게 살아,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그러다 병나면 너만 손해야. 노모 아픈 것 보고도 모르냐. 일 좀 줄여 네 꼴이 그게 뭐냐, 병원 치레하면서. 네 나이 젊은지 아냐, 아프면 너만 손해야. 넌 일은 잘하는데 사람 사귈 줄 몰라. 같이 일하는 사람들한테 일 많이 시켜 힘들게 고생만 시킨다고 뒷말 들으면 어쩌려고. 봉사도 봉사 나름이지 무보수로 자원 봉사하는 거 남이 알아주냐. 연금생활자가 별다른 수입도 없으면서 가족 등한시한 게 아니냐고 말 듣는 거 아냐. 네 돈 써가며 꼭 그렇게 계속해야 하냐.…….”그래도 이 나이에 일이 있다는 게 행복하잖아. 무엇보다 남이 알아주든 말든 함께 마음을 모아 자원 봉사해 주는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학부모와 지원해 주는 중랑구청, 중랑구 의회, 국회의원 그리고 지역 인사 등 교육 가족이 있으니 그게 행복이라고 느끼는데. 

 친구의 말대로 필자는 그동안 정말 일에 영혼을 바칠 정도로 일을 열심히 한 일 중독자인 워커홀릭(workaholic)이었을까. 현재의 솔직한 심정은‘일과 나의 삶 사이의 균형’에 맞추는 워라밸(work life balance)에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좋았겠다는 자성도 해 본다. 

 의사이자 작가인 사이토 시게타는‘일과 인생의 균형감각’이란 책에서“인생은 자신이 생각한 대로 풀리지 않는다. 어디서건 끊임없이 크고 작은 문제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결국, 인생은 어떤 상황에 처하건 간에 그 사람 나름의 지혜로 그 안에서 얼마나 희망을 발견하는가에 달려 있다.”라면서 일과 휴식의 균형, 상사와 부하 간의 균형, 개인과 사회와의 균형, 이상과 현실의 균형, 회사와 집의 균형, 괴로움과 즐거움의 균형, 칭찬과 꾸중의 균형, 나이와 체력의 균형, 일과 취미의 균형, 재능과 노력의 균형... 등등에 대한 인생론이랄까. 그도 진정한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추구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곰곰이 되새겨보면 결국에는 일과 생활의 조화를 이루어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했다.

 필자가 회장으로 있는 민관학 거버넌스로서 선도적으로 으뜸 학력 으뜸 인성 함양이라는 큰 목표를 두고 지금껏 묵묵히 선도적으로 충실히 임해 온 「중랑 교육발전협의회」가 올 7월에 16주년을 맞았다. 2004.7.21. 창립 다음 날인 7.22.~ 8.21.까지 특목고 유치 주민 서명운동을 벌여 무려 12만 1천 815명의 서명을 받아 10.6. 특목고 설립 주민청원서를 서울특별시 교육감에게 전달을 시작으로 중랑구 교육 발전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안하여 우리나라의 장래를 짊어지고 갈 미래 세대들을 향한, 희망찬 미래를 형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참 많은 일을 해 왔다고 자부한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16주년 기념식은 잠시 미루었지만, 300여 명이 넘는 많은 교육 가족들이 축하의 뜻을 보내온 그  고마움에 감동했다. 중교협은 서울특별시 중랑구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 제2장 제2절 행정국 제8조(교육지원과) 14항과「여성가족부(서울특별시립청소년활동진흥센터)」 청소년 봉사활동 인증 기관으로 청소년 자원봉사(두볼)를 통해 중랑 지역 사랑 나눔 창의적 체험 봉사활동 등을 수행해 왔고 특히 올해는 중랑구와 학교법인 송곡학원의 배려로 서울 중랑구 망우로 489 망우 송곡빌딩 B동 3층(02-433-5601, cafe.naver.com/jungrangedu)으로 새로운 보금자리를 옮겨 교육 발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언뜻, 모든 상황에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사명감과 책임감을 지니라고 설파한 중국 당나라 때의 선승 임제의현의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란 유명한 문구가 있다. 가는 곳, 머무르는 곳마다 그곳의 주인이 돼라. 지금 있는 그곳이 바로 진리(깨달음)의 세계이니 자기가 처한 곳에서 주체성을 갖고 전심전력을 다 하면 어디서나 참된 것이지 헛된 것은 없다’는 뜻이다. 

이제 중랑구청은 중랑 혁신교육지구, 역사문화교육특구에 이어 중랑구의 교육환경개선 및 교육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 제안과 다양한 교육수요에 대처하기 목적으로 그동안 미뤄왔던 「중랑구 교육발전위원회」를 서울특별시 중랑구 교육발전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에 근거하여 다음 달 11월 3일 창립한다고 한다. 중랑구가 으뜸 교육 1번지로서 우뚝 서는 교육지원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하여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I.T. 산업의 선구자인 애플의 공동창업자였던 스티브 잡스는“우리 사업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란,  더는  아무 것도 없다.  이제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팀(team)을 만들어야 한다. 팀원들은 성실함과 책임감을 느끼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 그리하여 모두가 해낼 수 있는 최고의 일을 하여야 한다. ”라고 팀워크(teamwork)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리더 혼자 힘만이 아닌, 여럿이 모여 함께 만든 단체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겐 책임감과 사명감이 함께 따라줄 때, 비로소 성공적인 팀워크를 이루어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오래전에 읽은 청나라 때 화가이자 시인 판교 정섭의 바보경이란 책에 나온 흘휴시복(吃虧是福)이란 한자 성어가 생각난다. “찼다는 것은 장차 비게 될 징조이고, 비었음은 이제 차게 될 조짐이다. 나로부터 덜어지면 누군가는 차게 될 것이니 각자가 원하는 마음의 반씩은 얻은 셈이다. 이에 내 마음이 가라앉아 평안할 것이니 그 자체로서 복 받은 때가 아니겠는가.”라는 뜻이다. 다산 정약용도 같은 말을 남겼다. 이는 서로 베풀면서 함께 윈­윈 하며 살아가자는 의미를 담는다.

 필자가 코로나 19 이전에, 지인들과 노래방에 가면 친구들은 나에게 곡명을 묻지도 않고 틀어주며 부르라는 불후의 명곡 애창곡이 있다. 작곡가 신귀복의 얼굴과 김수철이 작사·작곡·노래한 내일이란 곡이다.“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 내 마음 따라 피어나던 하얀 그때 꿈을 / 풀잎에 연 이슬처럼 빛나던 눈동자 /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우리에게 친숙한 노래이다. 신귀복이 필자와 ㅅ고등학교 학교에 근무할 때 그가 들려준 '얼굴'이란 명곡의 탄생 배경도 흥미롭다. 1967년 3월 2일, 신학기를 맞은 서울 마포의 ㄷ 중학교 교무회의 시간, 교장 선생님의 훈화가 길어지자 생물 교사 심봉석은 보고 싶은‘첫사랑’을 그리워하고 떠올리며, 공책에 그녀의 얼굴을 그리고 시를 적었다. 옆자리에 앉아 물끄러미 공책을 들여다보던 음악 교사 신귀복은  이 시와 그림을 보고, 즉석에서 5분 만에 멜로디를 입혀 완성한 곡이 바로‘얼굴’이란다. 그와의 인연이 내가 교장으로 근무한 ㄱ 고등학교의 교가의 작곡가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노래는 김수철의 내일이다.“스쳐 가는 은빛 사연들이 밤하늘에 가득 차고 / 풀 나무에 맺힌 이슬처럼 외로움이 찾아드네 / 별 따라간 사랑 불러보다 옛 추억을 헤아리면 / 눈동자에 어린 얼굴들은 잊혀져간 나의 모습 / 흘러 흘러 세월 가면 무엇이 될까 / 멀고도 먼 방랑길을 나 홀로 가야 하나…” 시적인 노랫말이 인상적이다. 마치 우리네 심정을 노래하는 것 같았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몇 년 전 필자가 대학원 강의 과제로 학생들에게 고전연구가 조윤제가 지은 <다산의 마지막 공부 – 마음을 지켜낸다는 것>이란 책을 읽고 현대적 감각에서 감상론을 작성하도록 한 적이 있다. 다산이 열독한 심경(心經)에서 이야기하는 마음공부의 핵심은 “마음은 내 것이지만 평생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깨달음이다. 심경은 저자 남송 시기 학자, 철학자인 진덕수가 유교 경전과 송대 유학자들의 글에서 마음의 본질과 운용 방법을 설명한 부분들을 선별·발췌하여 구성해 엮어 지은 마음에 관한 성리서이다. 중국 북경 자금성에 있는 장서각(藏書閣)인  문연각(文淵閣) 사고전서(四庫全書)에 수록되어 있다. 진덕수는 추상적인 마음(心)의 개념을 공심(公心)으로 해석한다. 그는 사람의 마음(人心)은 본디 사사로운 욕심이나 욕망에 의해 쉽게 흔들리므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스스로 마음을 끊임없이 갈고닦아서 도리의 마음(道心)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고, 경계하고 삼가야 할 것과 꾸준히 훈련하고 배워야 할 것들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250여 년 후 명나라 유학자 정민정이 다른 유학자들의 해석을 인용하거나 자신의 의견 등에 주석을 덧붙인  성리학자들의 필독서 심경부주(心經附註)를 낸다. 16세기 중반 이후 특히 퇴계 이황을 중심으로 한 영남 사림(嶺南士林)들은 ‘심경’을 중시하고 아울러 이에 관한 연구도 깊이 하여 많은 저술을 내놓았다.  이황은 성균관에 들어간 뒤에는 심경부주에 심취한다. 효종 9년(1658) 홍문관 교리 이단상이 이황이 읽었던 심경이 ‘참고할 만하다며’ 상차(上箚)하고 그것을 바쳤다. “마음을 다스리는 요체가 여기에 모두 실려 있으니, 공경히 읽지 않을 수 있겠는가.” 라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 효종실록에 나온다. 다산 정약용은 자신의 방대한 학문체계를 정리하며 심경을 공부의 마지막 경지로 여겼다고 한다.‘심경’의 핵심은 신독(愼獨)이다. 다산은 진정한 신독이란 자신만이 알 수 있는 자신의 마음을 깨끗이 하고 신중하게 다듬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단단해진 나를 만들어 가려는 간절함이다. 

작년에 중교협에서 주관한 학교장 세미나를 위해 들른 전주전통문화연수원의 홈페이지에 실린 신독에 관한 얘기가 기억난다. “독행불괴영 독침불괴금(獨行不愧影 獨寢不愧衾),‘밤길 홀로 서 있을 때 그림자에 부끄럼이 없고 홀로 잠을 잘 때도 이부자리에 부끄럼이 없어야 한다.’”송사·채원정전(宋史·蔡元定傳)에 나온 말이다. 어쩌면, 신독은 공직자라면 가슴에 평생 새길만 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홀로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그러짐이 없도록 몸가짐을 바로 하고 언행을 삼가라는 선현들의 가르침이다. 이황과 이순신 장군도 신독을 일상생활의 실천 덕목으로 삼았다. 다산 정약용은 살기 위해 마음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살다 보니 잃어버리게 된 마음을 다시 찾는 과정. 그것이 그에게 있어 공부의 목적이었다. 

 솔직하고 겸손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혹은 혼자만의 시간에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다. 남의 탓, 환경의 탓이 아닌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잘못을 고치고 성장해 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자면, ‘신독’은 멀고 먼 경지만은 아닐 것이다. 성현들이 꼽는 공부의 도는  ‘신독’의 마음가짐이다. 이들의 진정한 훌륭함은 일생 그가 이룬 학문적, 사상적 업적에 앞서 자신을 속이지 않는 삶 그 자체에 있었다. 남이 없는 곳에서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는다면 남의 앞에서 할 까닭이 없다. 그래서 혼자일 때를 신중히 하라고 한다. 그렇게 언제나 부끄러울 것 없이 떳떳할 수 있다면, 속으로 우려하고 겉으로 두려워할 일도 없다. 북제(北齊) 유주의 신론(新論)에도 나온다. 

국사편찬위원회 우리 역사 넷에는 숙종·영조 조선 중기의 시·서문에 뛰어난 문신 한정당 송문흠이 쓴 대자 예서인 행불괴영 침불괴금(行弗愧影寢不愧衾)은 둔중하면서 굳센 필치로 한예(漢隷)의 특징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흔히 엄격한 자기관리를 뜻하는 행불괴영(行弗愧影)이란 말도 신독에 관한 경구 가운데 하나이다. 남이 보던 보지 않든, 드러나든 드러나지 않든 항상 자신을 돌아보고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라는 말로 이 글을 되새기며 그 의미를 내 마음의 한 편에 간직해 놓았다. 맹자는 일찍이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부모님이 생존해 계시고 형제들이 무고한 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요,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고, 땅을 굽어보아 사람에게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요, 천하의 영재들을 얻어 가르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라고 하였다. 이 가운데 스스로 노력하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부끄러움 없는 자신을 만들어 가는 일이다. 옛사람들은 남이 없는 곳에서 부끄러운 짓 안 하는 것이 자신을 다스리는 가장 중요한 생활 지침이었다. 그래서 가지고 다니는 담뱃대, 지팡이, 세숫대야, 밥그릇, 기둥, 의자 등등 눈길 가는 곳마다 홀로 있을 때를 삼가라는 ‘신독’같은 경구(警句)를 새겨 두고 처신을 삼갔다. 사소하게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원칙을 지킨다면 어찌 지위가 높다고 대놓고 갑질을 해댈 수 있겠는가. 주변에 우환이 없기를 빌고 빌어주며, 말할 때 자기 목소리에, 홀로 서 있을 때 그림자에, 걸어갈 때 자신의 신발에, 밥 먹을 때 밥사발에, 홀로 잠을 잘 때 이부자리에 부끄러움이 없는지 늘 살펴본다면 어쩌면 맹자가 말한 하늘과 땅에 당당한 자신이 만들어져 있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이는 시인 윤동주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라고 표현한 시(詩) 구절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 퇴계 이황은 서른 무렵‘심경’을 접한 다음 마음을 공부하는 법에 대해 알게 되어 마지막 순간까지 매일 새벽마다 읽었다 한다. 이렇듯, 그 책 안에는 평소(平) 새벽녘(旦) 동이 틀 무렵 느끼는 상쾌한 기운(氣)을 말하는 맹자의 고자장구(告子章句) 상편(上編)에 나오는 평단지기(平旦之氣)란 말이 나온다.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마음에 상처를 입을 때가 있다. 평단지기는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새벽의 에너지는 아직 다른 사람을 만나기 전에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에 다가오는 맑은 에너지를 말한다. 이 에너지를 통해 하루하루 자신을 돌아보며 상처 난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필요한 기운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익과 욕심을 좇는 마음으로 상처 나고 무너진 마음을 회복시키는 생명의 기운이다. 

욕심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해도, 선한 본성은 점차 회복해 나갈 수 있다는 스승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 마치 사찰에서 새벽녘 성불의 법좌와 교회 새벽 기도에서 얻는 기쁨도 아마 평단지기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후세의 사람들은 중국 삼국시대 촉한(蜀漢)의 개국 황제 유비의 인간관계 처세술의 성공 요인을 이렇게 말한다.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 열자(列子)의 탕문편(湯問篇)에 나오는 우화로 어리석은 사람(우공)이 끊임없는 노력으로 산을 옮기듯, 어떤 일이든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짐을 이르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한결같은 마음으로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고개를 숙여야 할 때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를 능히 구분해 행동하는 능굴능신(能屈能伸)의 능력이다. 그는 또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아서듯, 자기 능력도 가늠하지 않고 자기 분수를 모르고 상대가 되지 않는 사람에게 덤비는 것을 비유하는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는 말처럼 한발 물러서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물 흐르듯이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인내의 현실적 현명함이 보인다. 이 이야기는 중국 전한(前漢)의 회남왕(淮南王) 유안이 저술한 회남자(淮南子)와 중국 전한(前漢)의 학자 한영이 쓴 시경(詩經) 해설서 한시외전(韓詩外傳), 중국 양(梁)나라 소통의 문선(文選)에 실린 진림(陳琳)의 위원소격예주문(爲袁紹檄豫州文)에도 이 성어가 나온다. 그는 비록 말수는 적었으나 아랫사람들에게 늘 잘해 주면서 기쁨이나 노여움을 얼굴에 나타내지 않고 호걸이나 협객들과 격의 없이 자연스럽게 사귐을 맺는 교결호협(交結豪俠)기질로 많은 젊은 인재들이 그와 가까이하고자 했다. 이 말은 활달한 성품을 비유하는 유비를 평한 말로 정사 삼국지 촉서 선주전(先主傳)에게 나온다. 황건적의 난을 토벌하는 데 공을 세운 그의 인물됨을 알아본 조조가 그에게 “지금 천하에 영웅이 있다면 당신과 나뿐이오. 원술 같은 사람은 그 안에 들지 못하오.”라고 말을 듣자마자 그는 조조에게 어수룩하게 보이려고 들고 있던 숟가락과 젓가락을 일부러 떨어뜨리면서 놀라는 척했다. 그리고 유비는 제갈량이라는 뛰어난 인재를 얻기 위하여  그보다 나이 어린 그의 오두막집을 세 번이나  찾아가 머리를 굽혔다는 삼고초려(三顧草廬)로 보여 준 겸손과 인내의 리더십이다. 청나라 서화가 정섭의 고사에서 유래한다는 '총명한 사람이 어리석게 보이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다.'라는 난득호도(難得糊塗)가 그의 삶의 철학으로 우공이산의 정신으로 넓은 도량과 강인한 의지에 기초한 채움과 비움의 인간관계 처세술의 정신이 돋보였다고 후세사람들은 말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10.8. 직장인 1,601명을 대상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 신입사원/동료/상사의 유형’을 모바일 설문 조사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함께 일하고 싶은 신입사원 유형 1위로 직무역량이 뛰어난 ‘똑똑한 신입’보다 업무 센스가 있는‘눈치가 빠른’신입사원이라 답한 직장인이 복수 선택 응답률 67.0%로 가장 많았고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응답률 55.8%)와 상사 유형(55.1%) 중에는 ‘예의 바르고 매너 있는’ 유형을 꼽은 직장인이 가장 많았다. 이는 함께 일하고 싶은 직장인은 능력보다 사람 됨됨이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한비자는 다른 사람과 관계(협력)를 맺고 일을 시키면서도,‘자신이 베푸는 것(또는 베푼다고 생각하는 것)’도 궁극적으로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명심한다면, 손해 본다는 피해의식도 없어지고 굳이 남을 원망하거나 책망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논어에도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이라는 말이 있다.‘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마라’ 는 뜻으로 어진 마음을 가진 사람의 따뜻한 배려와 솔선수범 정신을 강조한 말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은 배려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집이 강한 사람들은 자신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다. 법문 스님이 남긴  세계 제일의 종교는 친절이란 말이 인상 깊다. 그의 법문집, 일생에 단 한 번이라는 일기일회(一期一會)란 책에 조고각하(照顧脚下)란 말이 있다. 조고각하라는 선가(禪家)에서 쓰는 말로, '발 밑을 유심히 보라.'는 뜻으로 일상생활을 직시하여 조심하여 나아가라는 말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말처럼 매사를 적당히 해선 안 된다고 경계하는 말이다. 인간은 자신의 사소한 결점은 알아채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일은 이러쿵저러쿵 말하곤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정신이 팔려있다 보면 자기 일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으므로 자신과 자기 주변의 일을 돌아보며 엄격하게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이다. 우리는 살면서 친구에게, 이성에게, 직장동료들에게 유독 인기가 높고 사랑받는 사람이 있다. 그 호감은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끌림’으로 일과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그 힘은 바로 진심에 있다. 호감이 있는 사람, 끌리는 사람에게는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  당나라 말엽의 운문 선사가 하루는 제자들에게 보름날 법회에서 이렇게 말한다. “15일 이전의 일은 너희에게 묻지 않겠다. 하지만 15일 이후에 대해 어디 한마디 해보라.”제자들 중 그 누구도 스승의 질문에 선뜻 나서서 대답하지 못하자 그는 스스로 답했다.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는 가난함과 부유함, 사랑과 미움, 좋음과 싫음, 많음과 적음에 대한 근심 걱정도 없다. 다만 여기서 충실할 따름이다.  "날마다 다 좋은 날(一日時好日)이다." 남들의 호감을 얻으려다가는 자신에 대해서 소홀해진다. 그러다 보면 자꾸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게 되고 눈치를 보게 된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자신에게 인정받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쉽게 분노하고 성급히 냉소하는 사람들. 주체하지 못하는 화에 온 마음을 내주고 상처받는 이는 누구인가. 사람에 치이고, 사회에 휘둘리고 그런데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벅차 내 마음 한번 돌아볼 겨를이 없는 지금 여기에서 ‘심경’을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까닭이다. ‘심경’의 말처럼 이제부터 더 낫게 살기 위해서는 그동안 살기 위해 버렸던 마음을 다시 찾아야 한다. “인간의 마음은 늘 휘청거리니 그 중심을 단단히 붙잡아야 한다.” 요샌, 아침저녁뿐 아니라 낮에도 부는 바람이 제법 쌀쌀하다. 이제야 가을이다 싶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못 갔지만 가을이면 갈대밭이 그립다. 지금쯤 서천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에선 시야 가득 갈대가 출렁이겠지. 갈대밭 군데군데 억새꽃은 노을빛을 사방으로 튀어내며 하얗게 빛났는데. 갈대 사이를 걷다 크게 들이마시는 가을 공기가 상쾌했는데. 그곳에는 여유가 있다. 그래서 그곳이 그립다. 인생의 방향을 알았으면 걸어가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시간과 정성을 들이지 않고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없다. 어느 작가가 남긴 “길이 있어 내가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감으로써 길이 생기는 것이다.”라는 글이 생각난다. “몸으로 걷기보다 마음으로 걸어 보세요. 이제 당신만의 길이 시작됩니다.”라는 글귀를 떠 올려본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듯이 그 길은 정녕 공교육 3.0이 그토록 바라는 미래 지향적 교육 발전을 위한 우리 모두의 길이며 이 사회의 주춧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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