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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추석) 그리고 돼지 저금통 속 50만 원의 온정(溫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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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추석) 그리고 돼지 저금통 속 50만 원의 온정(溫情)
  • 교육3.0뉴스
  • 승인 2020.09.2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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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밝은 보름달처럼 넉넉한 웃음꽃이 피어나는 추석이 되길 기원합니다.
우리가 함께라면 어려운 이웃도 함께 생각하는 한가위가 될 수 있습니다.
홍순철(서울 중랑교육발전협의회장, 학교법인 송곡 학원 이사장, 사단법인 좋은 교육협의회 이사 겸 회장, 세종로국정포럼 서울 중랑교육발전위원장, 칼럼니스트, 교육 언론인)
홍순철(서울 중랑교육발전협의회장, 학교법인 송곡 학원 이사장, 사단법인 좋은 교육협의회 이사 겸 회장, 세종로국정포럼 서울 중랑교육발전위원장, 칼럼니스트, 교육 언론인)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예년 같으면, 추석을 쇠러 부모님께 드릴 선물 꾸러미를 들고 시골 고향에 간다는 마음으로 설렜다. 바쁜 일상에 추석 등 명절(名節)이 있어 조상을 다시 한번 추모할 뿐만 아니라, 객지에 있는 아들딸 며느리 손자들이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뵙고, 부모 형제와 일가친척들이 짧은 시간이나마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나 민족의 명절 추석이 항상 즐겁지만은 않다. 결혼한 부부들의 친정과 시댁 사이,차례상 차리기,친척들의 엇갈림,귀성길 운전 등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한때 그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풍경, 민족 대이동이 이루어지고 있어왔지만, 근래에는 고향에 있는 어른들이 자녀들이 있는 곳으로 역귀성을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나마 올해에는 코로나 19 상황과 관련해선 “추석 연휴가 고비”라며 “모임과 이동을 자제하고 방역지침을 꼭 준수해 달라.”라는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조심스러워 가정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들 한다. 

 해마다 명절이 다가올 때면 생각나는 고사 성어가 있다.‘遠水不救近火(원수 불구 근화)’라는 한비자(韓非子) 설림 상편(說林 上篇)에 나오는 이야기다.‘먼 곳에 있는 물은 가까운 곳에서 난 불을 끄지 못한다.’는 말로,‘가족들이 멀리 떨어져 사는 경우가 많은 현대인에게 긴급할 때 오히려 이웃만도 못한 아무 소용이 없다.’는 암시적인 교훈이다. 설과 함께 민족 대명절인 추석은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의 ‘기록으로 만나는 대한민국’ 자료를 보면, 조선 헌종 때 정학유가 지은 가사집인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 “북어 쾌 젓조기로 추석 명일 쉬어 보세”라고 읊은 내용이 있다. 여기서 ‘명일(名日)’은 오랜 관습에 따라 이루어진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축일 즉, 명절(名節)을 말한다. 

추석(秋夕)은 우리나라  4대 명절「설날, 단오, 한식(寒食)」의 하나로 음력 팔월 보름날이다. 국가기록원의 추석 연휴와 관련된 주요 기록물을 살펴보면, 1949년에 추석을 관공서의 공휴일로 지정한 내용을 알 수 있고, 1986년에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중 개정령 안」에 따라 우리 고유 명절인 추석을 보다 내실 있고, 보람되게 보내도록 권장하며, 경로효친 사상 등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국민 축제일로 발전시키고자 추석 다음 날을 공휴일로 추가 지정하여 추석 연휴제를 처음 도입한 사실을, 1989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는  민족자존과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고향을 찾는 국민의 편의 도모와 국민 생활 수준 향상에 따른 여가 선용 등을 위하여 종전의 2일 연휴 제를 추석 전날, 추석, 추석 다음날까지 쉬는 3일 연휴 제로 변경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우리 민족은 명절을 통해 전통을 지켜나갔으며 정서적 유대감을 함께 공유해 왔다. 추석은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시기, 이듬해 풍농(豐農)을 기리는 시기로서 깊은 의미가 있다. 

 추석(秋夕)이 지금의 명절로 자리한 유래는 많이 전해오지만, 삼국사기(三國史記) 권 1, 신라본기 1, 유리이사금 9년에 전해오는‘길쌈 이야기’에 잘 나타나 있고, 국사편찬위원회 우리 역사 넷에도 잘 정리되어 있다.  

 신라 제3대 유리왕(儒理王) 9년(서기 32년)에 왕이 육부(六部)를 정하고 이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왕녀 두 사람이 각각 부 내의 여자를 거느려 편을 나눈다. 7월 15일부터 매일 아침 일찍 육부의 뜰에 모여 길쌈 내기를 하고 을야(乙夜, 밤 10시경)에 파하며, 8월 15일에 이르러 그 공의 많고 적은 것을 살핀다. 지는 편이 술과 음식을 차려서 이긴 편에게 대접하고, 이때 회소곡(會蘇曲)을 부르며 가무백희(歌舞百戲)를 행하니 이때 짠 삼베를 우승한 사람에게 상으로 주었는데 이를 가배(嘉俳)라고 했다는 기록이 그것이다. 이처럼 추석의 유래는 신라의 가배(嘉排)에서 찾는다. 이것이 추석의 유래가 되었고 고려 가요 동동(動動)에도 8월 15일을 가배라고 하였으니 그 명칭이 고려 때까지도 이어진 것을 알 수 있다. 함윤미가 쓴‘노빈손의 가을 여행’이란 책의‘한가위만 같아라.’에는 추석이란 이름은 중국 고대의 예(禮)에 관한 기록과 그 해설을 담고 있는 유교 경전인 오경(五經)의 하나인 '예기(禮記)'에 적혀 있는 “춘조일(春朝日) 추석월(秋夕月)”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봄에는 아침 햇빛이 좋고, 가을에는 저녁달이 좋다.'라는 뜻이다.

‘추석’은 설날과 쌍벽을 이루는 우리나라 고유 명절로, 가을 저녁,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 팔월의 한가운데 날, 음력 팔월 보름의 좋은 가을철, 가을이 한창일 때의 좋은 날이라는 뜻으로  전통적으로 가배(嘉俳)·가배일(嘉俳日)·가배절(嘉俳節)·가우일(嘉優日)·가우절(嘉優節)·가위·가윗날·추석날·팔월대보름·한가위·한가윗날·중추절(仲秋節) 또는 중추가절(仲秋佳節)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일컬어져 왔다. 중추절 또는 중추가절은 가을을 초추, 중추, 종추 석 달로 나눠 음력 8월이 중간에 들었으므로 붙은 이름이다. 여기서 추석’과 함께, 민간에서 오랫동안 써오던 ‘한가위’라는 말은 앞으로 지켜나가야 할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한가위'라는 말은 ‘크다(大) 바르다(正)’는 뜻의 '한'과 가배(嘉徘)와 같은 의미로써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라는 말이 합쳐진 것으로 8월 중에서도 정중앙 즉 한가운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수산은‘부초’에서 ‘중추절을 앞둔 달은 대낮같이 밝았다.’라고 표현한다. 박경리는‘토지’에서 “추석이 가까워 오는 하늘에는 좀 이지러지기는 했으나 달이 휘영청 떠 있었다.”라고 말하고 송기숙은 ‘자랏 골의 비가’에서 “웅보는 한가윗날  밤에 노루목 늙은 팽나무 위에 덩실하게 떠오른 밝은 흰 수국 꽃 같은 달덩이를 떠 올렸다. ”라고 표현했다.

 '설에는 옷을 얻어 입고, 한가위에는 먹을 것을 얻어먹는다.'라는 우리나라의 옛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가위는 곡식과 과일 등이 풍성한 계절적으로 한 해 농사를 수확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풍년을 축하하고 조상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지내는 큰 명절이었다. 정비석은 ’비석과 금강산의 대화‘에서 추석 명절만은 신곡이 풍부한 데다가 기후가 중추가절이어서, 집집이 떡방아 소리로 밤을 새우기가 예사요…’라고 그 모습을 표현했다.

 문순태는 ’타오르는 강‘에서 “진짜 한가위는  우리 손으로 우리 땅에 농사를 지은 쌀로 송편과 술을 빚는 날일세.”라고 표현한다. 이어령은 ‘흙 속에 저 바람 속에’에서 “음식은 팔월 추석날처럼  언제나 푸지게 먹고 싶다는 소원이다. ”라고 말한다. 

 조선 후기에 홍석모가 한양부터 변방에 이르기까지 당대 조선 전국의 연중행사와 풍속들을 정리하고 설명한 세시 풍속 집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가을 맛은 송편에서 오고 송편 맛은 솔 내에서 온다.’는 말이 있다. 시루떡·인절미·밤단자를 시절 음식으로 꼽았는데, 송편은 대표적인 한가위 음식이다. 송편에 꿀 송편, 밤 송편, 깨 송편, 콩 송편, 대추 송편 등이 있으며, 이때 솔잎을 깔아 맛뿐이 아니라 향과 시각적인 멋도 즐겼다. 송편이란 이름은 송편을 찔 때 켜마다 솔잎을 깔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 얼마 전만 해도 가정에서 온 식구가 둘러앉아 정담을 나누며 송편을 빚는 정경이 아름다웠다. 

하지만, 세월이 풍속을 바꾸는 탓인지 점차 가정에서 송편을 빚는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처럼 추석의 명절 식으로 추석날 아침에는 추석빔을 입고 일 년 동안 기른 곡식을 거둬 햅쌀로 밥을 짓고 백주(白酒),‘농가월령가’에는 신도주(新稻酒)라고 하는 햅쌀로 술을 빚으며 햇곡식으로 솔잎과 함께 쪄서 반달 모양으로 빚은 송편은 각별히 오려(올벼의 옛말) 송편이라고 한다. 여기에  여러 가지 햇과일·토란국·화양적과 누름적·닭찜·율 단자·토란 단자·송이 회·송이 전·송이전골·송잇국· 박나물(덜 여문 박을 얇게 저며서 쇠고기와 함께 간장에 볶은 뒤에 파, 깨소금, 후춧가루를 치고 주물러서 만든 나물)·고지국(호박, 박, 가지, 고구마 따위를 납작납작하거나 잘고 길게 썰어 말린 것) 등 지역 특성에 맞춰 음식들을 장만하여 가족이 한데 모여 추수를 감사하는 차례를 지낸다. 

 또한 맛있는 음식을 이웃과 다정하게 나누어 먹으며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조상의 은혜에 감사하는 뜻으로 차례를 지낸 뒤 음복(飮福)을 하고 조상의 산소에 가서 성묘한다.  

 송기숙은 ‘자랏 골의 비가’에서 “자랏 골 사람들의 명절은 성묘 오는 산주들 뒷바라지에 항상 남의 추석이고 남의 설이었다.”라고 추석의 일상을 표현한다. 그래서 좋은 명절의 좋은 기능은 제쳐 두고, 매년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선‘추석 증후군’이니,‘왜 여자들만 일해야 하느냐.’하는 등의 볼멘소리도 들린다. 

추석에 행해지는 세시풍속(歲時風俗)으로는 한가위에 앞서 미리 갈아놓은 낫으로 벌초(伐草)를 하는 것과 성묘(省墓)·차례(茶禮), 강강술래·원 놀이·줄다리기·가마싸움·소 놀이·거북놀이·소싸움·닭싸움·길쌈·달맞이·씨름판·씨름·반보기·올게 심니·밭고랑 기기 등을 들 수 있다. 

 한가위 민속놀이로 가장 널리 알려진 강강술래는 손에 손을 잡고 둥근 달 아래서 밤을 새워 돌면서 풍요를 기원하는 전통 놀이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조선 후기 문신·학자 김매순이 한양의 연중행사를 기록하여 1819년에 저술한 세시기인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있는‘더도 덜도 말고, 늘 한가윗날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한가위는 햇곡식과 과일로 풍성한 좋은 절기로 ‘5월 농부, 8월 신선’이라는 말이 실감이 될 정도이다. 한가위에 단순히 송편을 먹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한가위의 유래와 어원을, 그리고 우리 조상들은 한가위를 어떻게 지냈나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오곡백과(五穀百果)가 익는 계절 명절인 만큼 모든 것이 풍성하고 즐거운 놀이를 하며 하루를 보낼 수 있음으로 이날처럼 잘 먹고 잘 입고 놀고 살았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담긴 으뜸 명절이다. 그 풍성한 마음처럼 어려운 이웃도 함께 생각하는 명절이 됐으면 한다. 

 엊그제 있었던 훈훈한 이야기이다. 필자가 원 운영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는 서울 중랑구 소재 금빛 어린이집(원장 이정옥) 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추석을 앞두고 뭔가 이웃을 돕고 싶은데, 원 신축·이전으로 은행 대출을 많이 받다 보니 여유가 없다면서, 매년 하던 이웃돕기 성금을 못해 생각 끝에 그동안 모은 돼지 저금통을 헐었더니, 50여만 원 정도가 되어 이를 중랑구청(구청장 류경기)에 전하여 이웃 돕기에 써 달라고 전해 드렸으면 한다며, 중랑구 면목 7동 동장과 어머니 2분과 함께 갔으면 한다고 하여 좋은 일이니 함께 간다고 대답을 하였으나 병원에 입원하신 노모의 병간호로 부득이 참석 약속을 어겼다. 

 그날 오후에 류경기 중랑구청장의 문자를 받았다.  

“코로나 시국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크심에도 이웃을 위한 귀한 마음을 모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아주신 성금은 관내 수해 피해 가구에 잘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이웃을 살피는 마음이 참 고맙고, 그 마음을 받고 자라는 아이들은 정말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랑구가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교육 환경 개선과 보육지원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취학 전 천 권 읽기 운동, 도시농업, 공원 조성 등 어린이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늘 소통하고 힘쓰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편안한 오후 시간 되십시오. 감사합니다.”필자는 노모의 병간호로 참석하지 못하고 마음만 전했는데 문자까지 받게 되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석은 추수기를 맞이하여 풍년을 축하하고,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제사를 지내고, 이웃과 더불어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한국 최대의 명절이다. 

 코로나 19시대, 예년보다는 뜸하다지만, 추석을 앞두고 지자체(地自體)·교육청은 물론 학교, 지역단체들을 중심으로 소외계층에 대한 이웃사랑 실천이 잇달아 이어지며 지역사회에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하루하루 늘어나는 모금함의 성금과 눈물겨운 사연들은 우리 이웃들에게 아직 남아 있는 온정과 사랑을 확인 시켜 준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동요 작가 고(故) 윤극영 선생의 창작동요 '반달'의 가사처럼 우리는 어렸을 적에 한가위에 뜨는 보름달을 보고 달 속에서 옥토끼 한 마리가 계수나무 아래서 방아를 찧고 있는 모습을 그리면서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펴왔다. 이처럼 추석 보름달은 신비스러운 존재였다. 그 밤에는 보름달을 보면서 소원을 빌었다. 

 코로나 19시대, 추석에 가족들이 나누어야 할 진솔한 선물은 서로의 따뜻한 마음, 사랑의 마음으로 서로를 어루만져 주는 진솔한 대화 하나이면 충분하다.  

 한가위에는 온 식구가 둘러앉아 오순도순 얘기꽃을 피우며 송편을 빚어보는 행복함을 올 한가위엔 누려 보기를 희망해 본다. 이번 추석 연휴야말로 서로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 주는 옹달샘 같은 청정(淸淨)한 시간이 되면 어떨까. 

 분명,“한가위 보름달은 어려운 이웃과 함께 보아야 더 크고, 더 밝고, 더 아름다운 것이 될 것이다.”라는 큰 믿음이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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