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음(知音)은 거문고에서 유래된 말로 열자(列子)의 탕문편(湯問篇)과 여씨춘추(呂氏春秋)의 본미편(本味篇) 등에 실려 있는 고사로서 단금(斷琴)과 백아파금(伯牙破琴) 등과 같은 뜻으로 쓰인다. 즉『서로 마음을 허락하고 뜻이 통하는 친구』를 이르는 말이다.
일찍이 중국 춘추시대 사람으로 유유자적한 삶을 살았다고 전하는 영계기(榮啓期)의 됨됨이를 존경해서 거문고를 추구하며 무릇 즐거움, 노여움, 슬픔, 기쁨, 불평을 모두 거문고로 표현했다고 한다.
지음(知音)은 글자 그대로는 ‘음악의 곡조 소리를 잘 앎’이지만 백아와 그의 절친한 친구 종자기 이야기가 있다.

백아(伯牙)가 거문고를 탈 때면 종자기(鍾子期)라는 친구가 그 소리를 듣기 좋아했다. 종자기는 백아가 거문고를 탈 때의 심리 상태가 슬프든 기쁘든 괴롭고 막막하든 언제나 소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었다. 종자기는 거문고의 현을 떠나 들려오는 소리에 자기감정을 정확히 담아내는 백아의 재주를 매우 아꼈다.
어느 날 백아와 종자기 두 사람이 태산 북쪽으로 놀러 갔다가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이를 피하고자 동굴로 들어갔다. 백아는 동굴에서 빗소리에 맞추어 거문고를 당겼다. 처음에는 비가 내리는 곡조인 임우지곡(霖雨之曲)을, 다음에는 산이 무너지는 곡조인 붕산지곡(崩山之曲)을 연주하였다. 종자기는 그때마다 그 곡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조금도 틀리지 않게 정확하게 알아맞혔다. 이렇듯 종자기는 백아가 무엇을 표현하려는 마음을 정확히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백아와는 거문고를 매개로 서로 마음이 통하는, 음악 세계가 일치하는 사이였다.
즉, 백아(伯牙)가 높은 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으로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곁에서 “좋구나, 거문고 타는 소리, 우뚝 솟은 태산과 같군!” 또 백아가 흐르는 강물을 생각하며 거문고를 타면 “기가 막힌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이 눈앞을 지나가는 것 같구나!”라고 말할 정도로 종자기의 마음에도 비쳤다고 할 만큼 백아의 거문고 소리를 잘 알고 분별(分別)했다고 한다「국립중앙도서관(지음, 知音) 사서지원서비스>국가전거>주제명 전거>주제명검색 (nl.go.kr)」.
그러던 어느 날 종자기가 갑자기 세상을 등지자 자기를 알아주는 참다운 벗을 잃은 슬픔에「이제는 거문고를 들려 줄 사람이 없다」고 절망하며 그토록 애지중지(愛之重之)하던 거문고 줄을 스스로 끊어 버리고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고 한다.
훗날 당나라 시인 오융(吳融)은「대규파금부(戴逵破琴賦)」라는 작품에서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은 것은 오직 친구의 도리를 증명하는구나(백아절현 伯牙絶絃 , 단증지음지도 但證知音之道)”라는 시구(詩句)를 남겼다.
서로 말없이 손잡고 거닐며 손깍지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정 또한 느낌만으로 알 수 있는 지음(知音)과 같은 통(通)함이 아닐까.
“손깍지 사랑”
걷고 또 걷고
주머니 속 꼭 보듬어진 손깍지가
떠나보내지 않고 싶음을
참 다정도 하다
손깍지에 스며든 뜨스함
그 속에도 사랑이 있었네
손깍지끼리도 꼭 하고 떨어지지 말자고 원했지
우리 사랑의 이음이라며 「시 ‘손깍지 사랑’에 실은 서울 중랑구 면목7동 행복나누리협의체 위원장, 새롬어린이집 김성신 원장 자료집에서 옮김」
우리에게 친구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참다운 삶의 가르침을 전해 준다.
이해관계에 따른 친구의 사귐이 아닌 끈끈한 정이 존재하고 믿을 수 있는 진심으로 털어놓고 귀담아들어 주고 이해하고 공감하며, 진실하고 미덥고 두터운 정신적 유대감인 우정(友情)을 생각하게 하는 아주 소중한 이야기다.
수많은 지인 중에서 나만의 소리를 가려 들어주는 사람.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알고 지내는 지인(知人)은 많아도, 마음 알아주는 지음(知音)은 드물까.
그 속엔 모든 진실한 사랑이 담겨있는 깊은 마음의 소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