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새로운 변화와 위기라는 키워드로 분석·제시하지만, 위기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대처”라고 말한다. 새로운 상황에 과거의 타성으로 대하는 것이 위기이고 그것을 잘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제 어른이들은 “어른이란 이러해야 한다.”는 테두리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대로 행복을 추구해나간다.
과거의 계획-실행 패러다임이라는 철저한 계획을 짜고 실행하는 모습보다는 실질적으로 행동하며 가설을 검증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리라 예측했다.
2023년 소비자의 변화와 우리가 대비해야 하는 것은 ‘웅크렸던 토끼가 더 멀리 뛴다.’를 생각해 ‘래빗 점프(Rabbit Jump)’라는 키워드와 교토삼굴이라는 사자성어로 이야기한다(가인지컨설팅그룹 주최, ‘2023 제8회 경영전략 콘퍼런스’, 사례뉴스)
■ ‘교토삼굴(狡兎三窟)’이란 ‘영리한 토끼는 굴을 세 개 파놓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로. 2023년 토끼의 해를 맞아 다양한 변화가 예고된 지금. 리스크 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맹상군의 이 일화에서 나온 말이다.

중국 전국시대 사군자 가운데서도 최고로 꼽히는 이가 제(齊)나라 맹상군(孟嘗君)이다, 그의 식객 가운데서도 으뜸이 풍환(馮驩)이다. 2300년 전 그의 교토삼굴(狡兎三窟) 전략은 오늘날로 치면 위험회피(risk hedge) 전략의 정수다. 2007년부터 매년 이듬해 소비 트렌드를 주요 키워드로 분석·제시하고 있는 트렌드 전문가인 김난도(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장,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3’ 10대 트렌드를 제안했다.
① 평균 실종(Redistribution of the Average)
평균, 기준, 통상적인 것들에 대한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 소득의 양극화는 정치, 사회 분야로 확산하고 갈등과 분열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다. 평균이란 원래 정규분포의 안정성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의미가 있는데 금리의 상승과 코로나 등의 문제로 소비자의 양극화가 심해졌고 중심을 이루는 모집단이 흔들리기 때문에 평균이 실종되었다고 분석했다.
초가성비 소비와 사치 소비의 증가를 예시로 들었다. 힘들어진 삶에서 위안을 얻기 위해 호텔이나 오마카세(추천 요리, 주방특선) 같은 사치 소비가 증가하였고 그로 인한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든 저렴하게 생활 문제를 해결하려는 초가성비 소비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평균적인 사고는 더 이상 의미가 없고 뾰족하고 첨예한 사고를 해야 한다는 우리들의 사고의 전환을 촉구했다. 매스시장(평균시장)의 지향보다는 자신의 강점을 살려 대상을 확실하게 잡고 갈 것을 강조했다.
② 오피스 빅뱅(Arrival of a New Office Culture : ‘Office Big Bang’)
미국 텍사스 A&M 대학의 심리학자이자 경영학 교수인 앤서니 클로츠(Anthony Klotz)는 노동력 부족을 설명하기 위해 ‘대사직 시대(The Great Resignation)’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출퇴근과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work and life blending), 재택과 하이브리드(혼합) 근무가 뒤섞이는 가운데 과거의 직장문화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송두리째 달라지는 일터에서, 조직과 개인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보수 인상이나 맞춤형 복지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구성원들의 성장”이라며 “젊은 직장인들에게는 조직에서 성장한다고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③ 체리슈머(Born Picky, Cherry-sumers)
요즘 소비자들의 절약 전략에 대해서는 2가지로 설명하였다. 아주 작게 나누거나 자신이 필요한 만큼만 구독하여 소비하는 조각 전략과 공동구매와 같은 대량의 소비를 함께해서 이득을 보는 반반 전략에 관해 이야기하였다. 이에 대비하는 회사의 전략으로는 계약을 유연하게 함으로써 체리피커들의 부담을 줄이는 말랑 전략에 관해 이야기했다. 떠나가는 고객보다는 쉬는 고객이 더 낫다는 것이다.
구매는 하지 않으면서 혜택만 챙겨가는 소비자를 체리피커(Cherry picker)라고 한다면, 체리슈머(Cherry sumer)는 한정된 자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대한 알뜰하게 소비하는 전략적 소비자를 일컫는다. 무 지출과 조각, 반반, 공동구매 전략을 구사하는 이들은 현대판 보릿고개를 지혜롭게 넘고자 하는 진일보한 합리적 소비자들이다. 특히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에 출생한 MZ세대들이 이런 소비 트렌드(흐름)를 주도하고 있다.
④ 인덱스 관계(Buddies with a Purpose : ‘Index Relationships’)
요즘 젊은 세대의 독특한 친구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과거 오프라인 친구가 당연했던 시절에는 자주 못 보더라도 관계의 깊이와 밀도가 중요하였으나 현재의 빈도와 스펙트럼(spectrum)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관계의 ‘밀도’보다 ‘스펙트럼’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플랫폼의 증가로 인해 관계 맺기의 양상이 복잡다양해지면서 인간관계가 넓어졌다. 그로 인해 관리가 필요하게 되었고 인덱스(색인)를 붙이듯 인간관계를 관리한다는 것이다.
옥스퍼드대학교 진화인류학과 교수이자 옥스퍼드대학교 맥덜린칼리지(McDullin College)의 특별연구원 로빈 던바(Robin Dunbar)가 말한 인간관계의 적정한 수 150명은 이 시대에도 맞는 걸까? SNS를 통한 목적 지향적 만남이 대세가 된 오늘날, 소통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 관계는 여러 인덱스(색인)로 분류되고 정리된다. 이제 나의 친구는 어디까지인가?
⑤ 뉴디맨드 전략(Irresistible! The ‘New Demand Strategy’)
불가항력적 소비에 대해 강조하였다. 새로운 소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체수요와 신규수요가 중요하다. 교체수요의 중요한 점에는 소비자에게 맞는 업그레이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무 문제없는 제품을 바꾸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나에게 초점이 맞는 업그레이드라는 것이다. 또한 대상을 세밀하게 설정하여 김치냉장고와 같은 분화 제품을 만들어 새로운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것도 중요하게 언급하였다.
아이폰을 내놓은 스티브 잡스는 말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모른다.” 소비자가 아예 생각지도 못한 제품을 내놓았을 때 그들은 줄을 서고 지갑을 연다. 사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상품, 지금껏 써 왔지만, 더 새롭고 매력적인 상품, 결제 방식이 유연한 상품 등, 트렌드에 민감하고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는 참신한 제품을 찾아 구매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뉴디맨드(New Demand)를 공략하기 위한 유통업계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⑥ 디깅모멘텀(Thorough Enjoyment : ‘Digging Momentum’)
과거와 달라진 몰두, 몰입에 대한 설명도 빠지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로 ‘컨셉’을 뽑았는데 요즘 소비층은 몰두력이 높다는 것이다. 요즘의 예술작품들에서 중요한 것은 세계관이다. 마블 유니버스(Marvel Universe, 마블 세계)처럼 하나의 완벽한 세계관은 다양한 소비를 끌어낸다.
파고, 파고, 또 파고, 끝까지 파고 들어가 행복한 ‘과몰입’을 즐기는 사람들, 디깅러(digging + er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의 세상이 오고 있다. 자신의 열정과 돈,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이들은 과거 오타쿠(otaku)와 달리 현실 도피적이지 않으며 덕후와 팬슈머(Fansumer)보다 더 진일보한 사람들이다.
⑦ 알파 세대가 온다(Jumbly Alpha Generation)
MZ 다음으로 올 세대를 알파 세대(Generation Alpha)라 언급하며 그들에 대한 특징을 언급하였다.
2010 이후 출생자들이며 태어날 때부터 AI를 알고 있는 세대라는 것이다. 그들은 과거 베이비붐 세대와 달리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자랐다. 그들의 중요 특징으로 셀러브리티(Celebrity, 유명인) 본능과 크리에이티브(Creative, 창조적) 본능을 언급하였다. 다양한 재능을 인정받으며 귀하게 자랐다고 하여 셀러브리티. 유튜브를 어릴 때부터 접하며 효능감을 중시하는 특성이 크레이티브 특성이라는 것이다. 또한 중요 점으로 그들의 처지를 잘 이해하는 것을 강조하였다.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진짜 신세대, 알파 세대가 떠오르고 있다. 태어나서 처음 한 말이 ‘엄마’가 아닌 ‘알렉사’였다는 이들은 단순히 Z세대의 다음 세대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종족의 시작이다. 100퍼센트 디지털 원주민이자 벌써 세상을 놀라게 하는 알파 세대, 그들의 미래가 곧 우리의 미래다.
⑧ 선제적 대응 기술(Unveiling Proactive Technology)
선제적 대응기술이란 명령해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맥락을 읽어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기술로 사람이 오면 자동으로 켜지는 전등이나 터널에서 자동으로 닫히는 자동차 환기구 등을 언급했다.
지금 기분에 맞는 노래 뭐가 있을까? 실내가 좀 어두운데 밝으면 좋겠어. 냉장고에 남은 우유가 있던가?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이 모든 순간에, 요구하기 전에 미리 알아서 배려해주는 기술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선제적 대응 기술’이다. 삶의 각종 편의를 넘어서, 사회적 약자를 돕고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⑨ 공간력(Magic of Real Spaces)
멋지다고 소문이 난 공간은 어디에 있든 늘 사람들로 붐빈다. 실제 공간의 매력 또한 중요한 주제였다. 인터넷으로 대체되어가는 세상에서 실제공간이 할 수 있는 일을 언급했다.지루한 실제의 공간은 모두 없어질 것이고 새로운 매력과 경험을 제공하는 실제 공간만이 남을 것이라 말했다. 그런 공간은 아무리 접근성이 떨어져도 살아남을 것임을 강조했다. 실제공간은 단지 온라인의 상대 개념이 아니라 우리 삶의 근본적인 토대이자 터전이다. 아무리 정교한 가상공간이라도 실제를 이길 수는 없다. 소매의 종말이 언급되는 시기지만, 매력적인 컨셉과 테마를 갖추고 ‘비일상성’을 제공하는 공간력은 리테일 최고의 무기가 될 것이다.
실제공간은 단지 온라인의 상대 개념이 아니라 우리 삶의 근본적인 토대이자 터전이다. 아무리 정교한 가상공간이라도 실제를 이길 수는 없다. 소매의 종말이 언급되는 시기지만, 매력적인 컨셉과 테마를 갖추고 ‘비일상성’을 제공하는 공간력은 리테일 최고의 무기가 될 것이다.
⑩ 네버랜드 신드롬(Peter Pan and the Neverland Syndrome)
네버랜드에 비유하며 대한민국의 소비층의 취향이 상당히 젊어졌음을 시사했다. 러버덕, 밸리곰들 과거의 기성층이라 생각되던 사람들도 젊은 사람들의 취향에 어느 정도 합류하며 어덜트를 잘 공략해야 함을 말했다.
요즘 어른 되기를 한껏 늦추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모두가 어린아이로 영원히 살아가는 곳, 이른바 ‘네버랜드’의 피터팬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젊음을 미화하고 우상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짜 어른을 만나기 힘든 오늘날, 우리는 어떻게 청춘의 열정과 어른의 지혜를 조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교보문고 등)
풀꽃 시인으로 잘 알려진 시인 나태주는 사랑에 설렌, 사랑에 행복해한, 사랑을 목 놓아 아파한, 사랑을 추억한, 사랑을 기도한, 여전히 사랑하며 사는 사랑 그리고 때로는 창가로 스며드는 봄빛처럼 따스하고, 때로는 가을비에 스러지는 낙엽처럼 애잔하고, 때로는 빈 들판에 소리 없이 외쳐 부르는 격정 넘치는 늦은 계절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한 편쯤 띄워 보내고 싶고, 가슴에 온전히 지니고 싶은 아름다우면서도 한쪽으로는 슬프기까지 한 시편들을 모은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한 시집 「사랑, 거짓말」 연꽃과 같은 3부에 수록된 ‘11월’이라는 시에서 그는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라고 읊는다. 정말 그렇다. 2022년 임인년(任寅年) 검은 호랑이해는 속절없이 그냥 지난다.
코로나 19라는 움츠렸던 장애물을 장애물이 아닌 도전으로 보자. 그러기에 페르시아의 신비주의 시인이자 이슬람 법학자 루미(Rumi)의 말에서 유래한 오래된 페르시아 속담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외로움을 느끼지 마세요. 온 우주가 당신 안에 있습니다(Do not feel lonely, the entire universe is inside you.)”가 생각난다.
고난, 상실, 역경, 위기에 직면했을 때 낙담하지 않고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의미하는 말로 ‘대처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무엇보다도 심리학자들이 원래 사랑, 삶, 자연의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을 회복 탄력성(resilience)이라고 부른다. 심리적 고통, 더 높은 자기 효능감 및 자존감, 낙관주의와 희망을 겪을 때 더 나은 대처 성공을 보인다고 말한다.
한겨울 추위에도 여린 몸을 지켜내는 풀 한 포기, 사계절 비바람을 맞고 서서 바람의 모양으로 자리 잡은 바윗돌… 크고 작은 변화에 묵묵히 순응하는 자연의 모습을 본다. 그 2023년 회복의 강한 믿음은 우리 모두의 마음이 아닐까.
(서울=공교육 3.0 뉴스) 홍순철 「서울 중랑교육발전협의회장, 세종로국정포럼위원장, 좋은교육협의회장, 공교육 3.0 뉴스 칼럼니스트, 대한교육신문 논설주간, 한국문예작가회 지도위원(수필가 · 시인 귀연 貴緣), 현(現) 학교법인 송곡학원 이사, (前) 학교법인 송곡학원 이사장, 신현고등학교 교장」